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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유에요.


오랜만에 글로 찾아뵙습니다.


오랜동안 노후화된 출퇴근용 그랜져XG를 대체할 차종을 고민해 왔었는데요, 색시 차도 K5 이다보니 세단 + 세단 조합이라, 또 다른 세단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좀 다른 종류의 차종을 골라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세단 아니면 안 된다던 색시가 처형 영향(RX350)을 받아 SUV로 가자고 힘을 더해주어 SUV로 알아보기 시작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곳 회원님들의 성향과 전혀 다르게, 빠르고 재미있게 달리는데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가족이 안전하고 안락하게 이동하기만 하면 되기에, 소위 운동성능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안전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또한 젖먹이 때부터 타오던 현대기아차(아버지 회사차 포니1 픽업부터, 프레스토, 엘란트라, 그랜저XG 등등, 거기에 색시차는 K5)를 이제는 한 번 떠나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머릿 속에 떠오르는 여러 수입 SUV를 IIHS 에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2010년식 이후부터는 보통 앞/뒤 충돌 및 루프 강성 등은 모두 G 더라고요. 하지만, Small overlap test 까지 G를 받은 SUV는 XC60과 XC90 뿐이었습니다. 1년에 몇 번 되지는 않지만 본가나 처가 부모님 모시고 이동해야 할 때 한꺼번에 이동하고 싶어 7인승으로 결정했고, 결국 XC90만 남았습니다.


사실 색시는 누구나 알만한 그런 브랜드의 차를 고르자고 했고 저도 그런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런 유명 브랜드들(특히 독일 3사)의 차량 가격은 기본적으로 매우 높은데다, 중고 가격도 높은 편이라 저희 예산을 많이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어 저평가(다른 말로 중고값이 싼) XC90으로 진행하고자 passive safety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색시를 설득했고, 색시는 결국 두 손 두 발 들고 '사고 싶은 것 사.' 라며 허락인 듯 허락 아닌 허락 같은 허락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차량을 구입할 수 없었는데, 볼보라는 브랜드가 무척이나 인기 없고, 그 중에서도 XC90은 2002년 출시 이후 이렇다할 변화 없이(내부적으로는 엔진 및 변속기가 변했고, BLIS 등도 추가되고 했지만, active safety는 전혀 없죠.) 12년을 팔다가 2014년에 단종이 된 차량이라 인기가 더 없거 판매량 자체가 극소수다보니 중고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매물은 연식 및 주행거리가 너무 많아서, 차를 잘 모르는 제게는 폭탄 고르기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돈을 좀 들여서라도 짧은 연식의 차량을 구하려고 약 두 달간 인터넷 볼보 동호회 몇 곳에 잠복을 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식을 팔겠다는 연락도 받았지만, 마지막 판매가격으로 7천만원 내외(R-design 및 니보매트 모델은 7천 이상, 기본은 6천 후반)였던 차량이다보니 2014년식은 역시 예산 초과... 다행히 2012년 11월식, 6.5만km 달린 은색 XC90을 찾게 되어 달려가 구입해 왔습니다.



IMG_0773.jpg


소위 각볼보 시절을 지난 20세기 후반 볼보의 전형적인 앞모습입니다. 사실, XC90으로 선택하면서 가장 주저했던 면이 바로 이 구식티 팍팍 나는 전면부 때문이었는데요, 볼보 마크가 좀 더 커지면서 그나마 좀 덜해보이기도 하고, 도리도리 하는 헤드램프도 있고, 헤드램프 와셔도 있는 등 있을 건 다 있는 전면부이긴 합니다. 아쉽게도 너무 구식이다보니 속도설정만 되는 크루즈컨트롤이 있어 ACCS 등으로 불리는 요즘의 최첨단 시스템이 없어 레이더 등은 보이지 않네요.



IMG_0769.jpg


새로운 아빠 빠방에 신난 둘째 녀석입니다.

옆면은 그나마 좀 볼만합니다. 보통의 XC90은 하단에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이 있고, 문 손잡이도 그 검은색이고 그렇습니다만, 이 녀석은 모두 차체 색과 같은 은색으로 좀 깔끔해 보이고, 덜 구식으로 볼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 많이 껑충해서 어색하다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 껑충한 모습이 좀 스포티브해 보이는 듯도 하여 마음에 듭니다. :D 17인치 휠이 좀 휑해 보이기는 하고, 또 휠 모양 자체가 그다지 예쁘지는 않는데요, 그 덕에 타이어도 저렴한 편이고, 연비에도 도움이 되겠거니 하며 마음을 다독입니다. (실제로는 휠 바꿀 돈이 없어요. ㅠㅠ)



IMG_0774.jpg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뒷모습입니다. 볼보 예의 그 모습이지요. 제 처는 수 년 전 C30의 뒷모습을 보고 둘리 같다고 하였는데, 이 녀석은 커다란 둘리 되겠습니다. :) 2007년식이던가 2008년식부터는 VOLVO 레터링이 저렇게 띄엄띄엄 붙어있어 '보오올보오~' 라고 읽어야 한다는 우스게 소리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보니 머플러팁 모양이 이상한데, 나중에 살펴보니 팁 고정부가 좀 다르게 고정되어 두 개의 각도가 미묘하게 다르더라고요.

참, XC90의 테일게이트는 위/아래로 나누어 열립니다. 번호판까지는 위로 열리고, 그 아래는 아래로 열리죠. 아이들을 여기에 앉혔더니 아빠 차에 또 다른 의자가 있다고 좋아하네요. 오토캠핑장 같은 곳 가서 차에 걸터 앉아 여유를 만끽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ccf21c32ea344a50d1d4fa36d4991377.jpg


얼마 전 출근하다 찍은 사진입니다. 2012년식부터 2014년 단종 전까지는 옵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자체 조사 했고, 2012년식부터 블루투스가 내장되어 음악 스트리밍은 물론 전화 통화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제 차에는 스티어링휠 우측에 전화 걸고 받는 스위치가 있지요. 아이폰으로 전화 걸고 받기도 잘 되고, 음악도 잘 듣고 있습니다. 최근 연식부터는 계기판을 비롯한 센터페시아 조명이 약간 흰색으로 되며 훨씬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과거에는 예전 현대자동차와 같이 그냥 녹색불이었고요.

스티어링휠을 위 사진처럼 약간 우측으로 해야 직진을 해서 얼라인먼트를 봐야 한다고 하던데, 지난 주에 타이어 4개를 모두 교체해서 조금 더 타보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차량 자체의 성능은 참으로 보잘 것 없습니다. 오래 전부터 볼보에서 우려먹으며 사용해 온 직렬 5기통 디젤엔진(D5) 으로 중간에 조금 변화가 있어 그나마 200마력에 40 정도의 토크를 내어주며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2톤이 훌쩍 넘는 이 녀석을 움직여 줍니다. 작년부터 Drive E 엔진은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잡았는데, 이 녀석은 전혀 그렇지 못하지요. 시내 평균 6-7km/L, 고속 평균 12-13km/L 정도의 효율을 보여주더군요. 40L 주유하고 400km 조금 더 타니까 평균 10km/L 정도 잡으면 될 듯 합니다. (20km/L 도 쉽게 내는 차들이 수두룩한데... 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lPL0Vi_8fiI


하지만, 저는 연비 효율 보다는 탑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2002년 출시 후 구조적 변경이 없었던 그 차량 그대로 2014년에 IIHS의 Top Safety Pick + 까지 움켜쥐는 것을 보고, 우리 가족이 타고 가다가 대형 트럭과 사고가 나도 우리 가족을 지켜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골랐지요. 이걸 빼면 사실, 2015년에 2002년 출시된 구형차를 살 이유가 없습니다.


제 명의 첫 차량, 저희 집의 첫 수입차, 첫 SUV, 첫 디젤차 등 여러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타고,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고 그러겠습니다. 안전운행을 기원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

  • profile
    오토기어 2015.07.28 14:17

    SUV계 탱크를 영입하셨군요! 다른것은 몰라도 가족의 안전은 1000% 보장되실겁니다.
    외형 디자인도 올드하다기보다 클래식해 보입니다. 좋은차 입양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자유님 특유의 위트 넘치는 시승기도 감사합니다!

  • profile
    id: 자유 2015.07.28 15:14
    보잘 것 없는 글에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사고 나도 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모조모 모자란 부분도 많지만, 저거 하나로 그냥 넘기려고 하고요. :D
  • ?
    lacma 2015.07.28 17:55
    볼보가 역시 멋스럽습니다. :) 축하드려요.
  • profile
    id: 자유 2015.07.29 10:20
    구식이지만 듬직한 맛에 탑니다. 고맙습니다. :)
  • profile
    id: Road 2015.07.28 19:08
    경하드립니다. 타시면서 느끼실 볼보만의 안전철학을 만끽하시겠군요...
    잘읽었습니다~
  • profile
    id: 자유 2015.07.29 10:22
    무겁고 두터워서 닫을 때도 힘껏 당겨야 하는 문짝 덕분인지, 차에 오르면 안전덩어리 안에 들어온 느낌이 납니다. :D
    고맙습니다.
  • ?
    wook 2015.07.31 07:51
    클리앙에 올려놓으셨던 차량 구입기도 아주 잘봤습니다. ^^
    좋은 차량 선택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profile
    id: 자유 2015.08.01 11:53
    다방면에 뛰어난 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튼튼한 것 하나만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차인 것은 맞습니다. :)
    축하 감사합니다.
  • ?
    산토리나 2015.08.03 16:47
    제가 예전에 정말 꿈꾸던 모델입니다. 지방이라 보기 쉽지는 않지만 한대씩 지나갈 때 마다 자연스레 고개가 돌아가더군요. 축하드립니다. ^^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2열의 부스트 시트(이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가 자녀분이 이용하기에 괜찮던가요?
  • profile
    id: 자유 2015.08.04 15:56
    정말 특이한 사람이 관심 같는 차종인데, 산토리나님도 남다른 마이너 성향을 가지고 계신 모양입니다. :) 나중에 R-design 모델로 하나 구해보시면 더욱 멋스럽습니다. ;)

    2열 시트 내장 부스터 시트는 기본적으로 성인 착석이 가능하고, 15-36kg의 아이들은 시트 엉덩이 부분을 위로 들어올려 기존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기존의 추가 장착하는 카시트 혹은 부스터 시트 대비 장점은 추가 제품 장착이 필요없어서 무척 편리합니다. 성인이 타고 있다가 아이가 타도 되고, 아이가 타다가 성인이 타도 5초 안에 시트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추가 제품 장착이 필요없어서 2열에 세 명이 앉아도 앉을만 합니다. 저희는 필요 시 유아용 카시트(둘째) - 2열 내장 부스터 시트(첫째) - 아내... 이렇게 셋이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열에 카시트 두 개 설치하고 성인 추가 한 명이 앉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앉더라도 무척이나 불편한 것에 비해 아주 큰 장점이지요. 또한, 2열의 세 좌석은 모두 독자적으로 앞뒤 이동이 되는데, 이 부스터 시트 내장 2열 가운데 자리는 특히나 더 앞으로 많이 이동하여, 가운데 콘솔박스를 떼어버리고 아이 다리가 1열 좌석 사이에 들어올만큼 1열에 앉은 부모와 가까이 자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 추가 장착해야 하는 일반적인 카시트 혹은 부스터 시트(중에서도 등판이 있는 것)는 머리 및 몸통 좌우에 기댈 수 있도록 날개가 나와있는데요, 볼보의 시트 내장 부스터 시트에는 이런 날개가 당연히 없어서 장거리 이동 시 아이가 자게되면 고개나 몸이 꺾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시트 커버 스타일의 날개를 볼보 순정으로 판매하기도 하나, 어차피 가운데 자리는 장거리용으로 쓰지 않기에, 장거리 이동 시에는 2열 양옆 자리에 아이 둘 카시트 설치하고 사용합니다. 2열 등 부분의 기울기 조절이 안 되기에 더욱 아쉽고요. XC90은 워낙 설계된지 오래 된 모델(2002년 출시)이라 부스터 시트가 가운데 자리 한 곳만 1단 조절만 되지만, 이후 탑재된 XC70, XC60은 2열 양 옆자리로 두 곳이 되며, 2단 높이 조절로 인해 좀 더 아이에게 딱 맞는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모자란 것이 많은 차이지만, 독특한 매력에 이끌려 구입했고, 아직 속 썩일 일이 없어 만족하며 타고 있습니다. :)

    p.s. 아래 영상들도 참고해 보세요. ;)
    https://www.youtube.com/watch?v=qUwxGzX-NN8
    https://www.youtube.com/watch?v=vR6IHUaoT-Q
    https://www.youtube.com/watch?v=fNKLxCSCfrg
  • ?
    산토리나 2015.08.13 10:06
    한줄의 간단한 질문에 이렇게 긴 답변을 남겨 주셔서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
    2열의 이동으로 아이와 가깝게 앉는 방법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대단하십니다.
  • profile
    id: 자유 2015.08.20 10:09

    별말씀을요. 다들 관심 없는 차량인데, 관심 보여주셔서 반가운 마음에 그냥... :D

    다른 브랜드를 압도하는 무언가는 아직 없지만, 2020년까지 볼보 차량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0으로 하겠다던지 하는 안전에 대한 그 철학 하나 믿고 구입했습니다. 최근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으로 변경된 뒤 출시된 모델들은 그 동력성능은 물론이고, 연비 또한 독일 3사 못지 않을만큼 좋아졌다고 하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p.s. 현재 판매 중인 2016년형 모델부터는 5년 10만킬로 무상보증 및 소모품 무료 교환이 되니 참고하세요. ;)

  • profile
    whitewhale1 2015.08.06 02:02
    역시 자유님은 글을 참 잘쓰십니다. 부드러운듯 하지만 행간에 숨은 날카로움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군요
    최고의 패밀리카 영입을 감축드립니다.^^
  • profile
    id: 자유 2015.08.06 08:45
    아이고, 과찬입니다.
    아는 것이 없어서 하나하나 찾아보고 공부하며 차량을 구입해서, 그게 아까워 이렇게 풀어보았습니다. :) 저처럼 아주 독특한 취향을 가지고 계신 분들 참고하시라고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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