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이 넘는 헤리티지를 간직한 911 이지만 소박하고 은근한 매력은 있을지 언정 사실 이차가 멋지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에 찍은 제차 사진들을 보면 이차도 꽤 괜찮은 구석이 보입니다.
조금 과장된 감은 있긴 하나 리어 쿼터뷰는 이차의 얼짱각도이고 그 다음이 전면의 쿼터뷰입니다.
반면 정면사진은 언제나 아쉬운 느낌인데 너무 평범해서 조금 멍청해 보이는 인상마저 있습니다.
플랫노우즈 버전의 극소수의 스페셜모델도 있었지만 964 에서 당당히 곧추 서 있던 헤드램프는 993에 와서 전전세대인 959(1983년) 처럼 다시금 다소곳이 누운 자세가 되었는데 964처럼 양각을 좀 주면 전면부의 임팩트가 살아날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강화된 보행자 안전규정이나 에어로다이나믹을 생각하면 무망한 일이겠습니다.
아무튼 페라리나 다른 슈퍼카들의 화려함을 대하면 부럽기도 하지만 911의 이런 소박한 멋이 더 오래가는 법이거늘 하는 생각은 일종의 자기위안입니다.
하지만 911 이 스포츠카의 교과서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정상정복을 위한 시금석같은 성격을 가짐을 생각할 때 포르쉐측의 디자인적 고심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911은 개인적으로 964 가 가장 멋지고 그 다음이 997 이었던 것 같은데 특히 964 는 아주 스페샬한 모델로서 50여년에 걸친 911 의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964/993 이 만들어지던 때는 포르쉐 본사가 어려운 시기였는데 그런 중에서도 그런 차를 만들수 있다는 게 경이롭습니다.
997은 세련되면서도 심플하고 단아한 라인이 늘 생각이 나는 그런 차로서 디자인적 관점에서 현대적 911 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생각되며 동시에 현행의 991 세대에 이르러 주행감성 또한 대중 영합적으로 크게 변한 것을 생각하면 클래식 911 의 마침표라 보고 있습니다.
가끔 그 차들의 민트급 중고매물들을 검색해 보지만 진작에 신차를 사지 못한 한탄이 결론 아닌 결론임은 비애입니다. ^^







소박하다고 보기에는 너무도 빼어나고 은은하다고 보기에는 너무도 매력적이며
고성능 자동차의 지평을 여는 선각자이기에 '멍청하다'는 표현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모델입니다!!!
무엇보다 마누님과는 천생연분인 차입니다! ^^